충북 폰테크 [전문가의 세계 - 이종필의 과학자의 발상법]비실용의 실용성, 쓸모없음의 효용성…기초과학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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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작성일25-06-24 06:48 조회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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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대한민국의 명의로 꼽히는 분과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때 나는 2주 입원하면서 수술하고 퇴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라 의사에 대한 존경심이 평소보다 훨씬 클 때였다. 마치 그분이 내 병을 치료해준 것처럼 고마움도 샘솟았다. 그때 그분이 내게 이렇게 말했다. “나 같은 칼잡이 의사는 천재일 필요가 없어요. 선생님이 연구하시는 물리학이야말로 천재들이 꼭 필요한 곳이지요.” 천재와는 아주 거리가 멀었던 나는 민망함에 겸연쩍은 웃음만 지었다.
분야는 전혀 다르지만 내게 똑같은 말을 하는 분들이 있었다. 그들의 직업은 판사였다. 개인적인 경험담이라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대한민국에서 가장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이 몰리는 직업군에서 “이 동네에는 굳이 천재가 필요하진 않다”고 말하는 모습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검사를 만나본 적은 거의 없지만 그들도 아마도 비슷한 말을 했을 것 같다.
나는 의료 분야를 전혀 알지 못하니 그 명의의 말이 어디까지 사실인지 잘 알지 못한다. 다만 의사는 사람의 생명을 직접 살리는 일을 하는 분들이니, 이왕이면 천재가 많은 것도 좋을 것이다. <낭만닥터 김사부>의 김사부나 <중증외상센터>를 책임지고 있는 백강혁 같은 천재 의사가 많을수록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을 테니까.
반면 법관의 경우 “판사들은 천재일 필요가 없다”는 말에 내심 공감이 간다. 법관의 가장 큰 덕목은 천재성이라기보다 원칙과 상식이 아닐까. 지난 4월4일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한 결정문을 보고서 많은 사람이 크게 감동했던 것은 그 결정문에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도 없는 번득이는 법 논리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지극히 평범하고도 상식적인 원칙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일상의 상식적인 원리가 수호되었다는 면에서 크게 안도하고 감동까지 받은 것 같다.
한국에서 반백 년 넘게 살아오며 법관의 천재성은 오히려 강자의 편에 서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경국대전과 관습 헌법을 거론하며 수도 이전을 반대했던 논리나 지금까지의 관행을 뒤엎고 구속 기간을 시간 단위로 계산해 내란수괴 혐의자를 석방한 판결은 보통의 상식을 가진 사람이 상상하기 어려운, 법관들의 천재성이 발현된 대표적인 경우가 아닐까 싶다.
물리학에 천재들이 많이 몰리면 좋겠지만 물리학이 소수의 천재만 하는 학문인 것은 아니다. 특히 20세기에는 천문학적인 돈과 수많은 사람이 모여 큰 규모의 연구를 진행하는 이른바 ‘빅사이언스(big science)’가 등장하기도 했다. 대우주의 새로운 경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더 큰 망원경이 필요하고, 미시세계의 새로운 경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더 큰 입자가속기가 필요하다. 과학은 머릿속의 망상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실험으로 검증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 인간 지성의 경계를 한 걸음 더 넘어서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계속 더 큰 장비와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예전과 비교해서 배워야 할 내용이 너무 많아져 짧은 시간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지금으로부터 100여년 전 양자역학이 태동하고 발전할 무렵에는 세기의 천재들이 한꺼번에 등장해 혁명에 가까운 발전을 이룩했다. 아인슈타인, 하이젠베르크, 디랙 등의 선도자들은 20대의 업적으로 30대에 노벨상을 받았다. 21세기에는 이런 사례를 찾기 어렵다. 업적을 검증하기까지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의 숨은 노고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어느 분야에서나 지금은 혼자 잘하는 시대가 아니다. 소통과 협력의 리더십이 있어야 융합과 혁신을 할 수 있다. 그런 인력풀 속에서 개개인의 잠재된 천재성이 발현될 가능성도 더 커진다. 아마도 기초과학은 이 어려운 일을 가장 잘해내는 분야일 것이다. 소통과 협력의 리더십은 기업에서도 꼭 필요한 덕목이다. 국내 대기업 강연을 할 때마다 내게 요청하는 사항은 어떻게 하면 조직 내 ‘사일로’ 문화를 혁파하고 협력과 융합이 가능한지 과학에서의 모범사례를 알려달라는 것이다. ‘사일로’란 간단히 말해 자기 부서 이기주의이다.
한국 사회는 아무래도 소통과 협력의 리더십이 부족하다. 그런 개념을 가르치고 체험한 적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유치원부터 남보다 1점이라도 더 받기 위한 경쟁에 돌입한다. 입시가 끝난 대학생들도 본질에서 다르지 않다. 요즘 대학생들은 ‘팀플’을 아주 싫어한다. 이런 풍토가 취업 뒤 회사의 사일로까지 이어지는 셈이다.
세계적인 물리학자인 미치오 가쿠는 예전에 미국의 과학기술계를 세계 최고로 유지하는 비밀병기로 이른바 ‘천재비자’를 언급했었다. ‘천재비자’란 H1B 비자로서 전문직 종사자를 위한 취업비자이다. 외국의 인재를 유치해 세계적인 인재로 키워내고 그것이 곧 우리의 경쟁력이 되도록 하는 면에서 한국은 매우 취약하다. 작년에 네이처인덱스는 한국특집호를 발간하면서 한국의 연구·개발(R&D) 투자 가성비가 놀랍도록 저조하다고 지적하며 그 해결책 중 하나로 국제연구협력 증진과 글로벌 인재유치를 제안하기도 했다. 국내 인재들 사이의 소통과 협력도 쉽지 않은데 하물며 외국인이라니. 우리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대우로 모셔 오더라도 ‘먹튀’만 양산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역시 재능 있는 인재들이 의대로만 쏠리는 현실은 매우 안타까운 게 사실이다. 기초과학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엄청난 비용을 써야 하는 분야라서 정부가 나서서 보호하고 지원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다. 한국의 똑똑한 천재들은 이 점을 잘 알고 있기에 의대나 로스쿨을 선택한다. <중증외상센터>의 백강혁 같은 천재의사들이 많으면 좋겠지만, 천하의 모든 인재가 이렇게 장래가 보장되는 직업군으로만 쏠리는 현상은 국가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재능 낭비이다. 그러나 그들 개개인으로서는 최선의 선택을 하는 셈이니 이들만 탓할 수는 없다. 이런 세태를 바꿀 책임은 정부에 있다. 정부가 앞장서서 우리 사회의 ‘천재성 낭비’를 막아야 한다. 안 그래도 자원 하나 없는 나라에서 예나 지금이나 결국 우리가 믿을 것은 사람 말고 없지 않은가.
추구하는 인재상도 달라져야 한다. 20세기의 인재상은 남들이 만든 규칙 속에서 남들이 제기한 문제를 빨리 잘 푸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뭔가를 물어봤을 때 가장 빨리 답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다양한 지식을 암기하고 계산을 빨리하는 능력이 중요했다. 지난 칼럼에서 언급했던 ‘한국형 천재’가 바로 이들이다. 지금은 AI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이런 능력 자체도 물론 아주 훌륭한 자산이다. 덕분에 우리는 선진국을 빨리 추격해서(이른바 ‘fast follower’) 대략 21세기에 접어들어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었다.
한국형 천재와 비슷한 인재가 ‘산업 현장에 곧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재’이다. 산업화가 한창일 때는 분명 이런 인재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하루가 다르게 신기술이 세상을 바꾸는 시대에는 이런 인재일수록 산업 현장에서 곧바로 퇴출당할 가능성도 크다. 우리 정부는 아직도 이런 인재를 기르겠다고 난리다. 툭하면 무슨 무슨 학과를 설립하겠다든지 지원금으로 대학을 다그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가장 자유분방하고 다양한 시도에 도전적이어야 할 대학을 이런 식으로 옥죄면 어떻게 창의적인 인재가 나올 수 있겠나.
한국형 천재는 한계도 명확하다. 남들이 정해준 규칙은 잘 따르지만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문제를 선도적으로 설정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아직 한국에서 노벨 과학상이 나오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나는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노벨상이야 못 받아도 그만이지만, 힘겹게 올라선 선진국의 대열에서 겨우 막내로만 남거나 다시 중진국으로 추락하는 경우를 막으려면 전략을 바꿔야 한다. 다행히 이제는 수많은 사람이 ‘빠른 추격자’에서 ‘선도자(first mover)’로 한국이 탈바꿈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어떻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빠른 추격자’가 아니라 ‘선도자’가 될 비결은 무엇일까? 그 대답 역시 기초과학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21세기, 특히 AI가 인류 문명을 바꾸려고 하는 지금의 전환기에는 다양한 지식 또는 말단의 기술 한둘을 가지고 있는 ‘한국형 천재’보다 지난 칼럼에서도 지적했듯이 서로 다른 분야를 넘나들며 다양한 정보를 습득해 때에 따라 필요한 지식을 구축할 수 있는 플랫폼형 인재가 필요하다. 이런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급변하는 현장에서 전례 없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 선도자의 역할은 방향을 제시하고 없는 규칙을 만들고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여는 것이다. 인류 역사상 이 역할을 가장 훌륭하게 해낸 것이 바로 기초과학이다. 기초과학의 진정한 가치는 즉각적인 쓰임새라기보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생각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실용주의’를 표방한 이재명 정부가 적어도 과학정책에서만큼은 비실용적인 것들의 실용성, 쓸모없는 것들의 효용성을 먼저 보호하고 지켜주기 바란다. 며칠 전인 19일 국무회의에서 과학·기술 인재 육성을 위한 이공계지원특별법을 의결한 것이 좋은 출발점이 되리라 기대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성이다. 기초과학이든, AI든 단발 이벤트성 정책으로는 우리 사회의 ‘낭비되는 천재성’을 막을 길이 없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뛰어난 젊은 인재들이 기초과학, 그리고 과학기술계에 자연스럽게 뛰어들어 미래를 창조하는 도전에 과감하게 나설 수 있는 생태계를 차분하면서도 끈질기게 만들어나가야 한다.
근본적인 혁신은 근본을 바꾸는 것에서 시작된다.
기술은 우리를 구원하지 않는다
저자는 기술문화와 기술철학을 연구해온 학자다. 책은 기술을 다루는 철학적 논의들을 <트루먼쇼>나 <아바타 2> 같은 SF 영화를 통해 풀어나간다. 기술을 도구로 보는 대신 기술 자체를 깊이 사유하고 현재의 기술환경에 질문을 던진다. 박승일 지음. 사월의책. 2만5000원
심문실의 한국전쟁
2022년 ‘천재들의 상’으로 불리는 맥아더 펠로십을 수상한 모니카 김 위스콘신 대학교 교수가 한국전쟁 포로송환 문제를 다룬 책. 남과 북의 한국인 포로들, 일본계 미국인 심문관, 미군 포로들의 서사가 교차한다. 김학재·안중철 옮김. 후마니타스. 2만8000원
가짜 결핍
우리는 왜 끝없이 갈망하나. 저자는 진화에서 원인을 찾는다. 뇌는 생존에 필수 요소였던 식량, 정보, 힘, 소유물, 시간, 쾌락 등이 희소했던 시대에 진화한 탓에, 끝없이 더 많은 것을 추구하는 ‘결핍의 뇌’로 재구성됐다는 것이다. 마이클 이스터 지음. 김재경 옮김. 부키. 2만원
빅벳: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빅벳’이란 사회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목표로 하는 과감한 기부를 뜻한다. 록펠러 재단 회장인 저자는 담대한 기부로 세상을 변화시킨 경험을 책에 담았다. 저자는 변화의 시대인 지금이 “빅벳을 실행할 기회”라고 말한다. 라지브 샤 지음. 이시내 옮김. 초록우산. 1만6800원
허튼소리
저자가 30여년간 신문기자로 일하면서 글품, 말품, 발품, 즉 ‘삼품’을 판 경험을 녹인 책이다. 퇴직 후 심야 생방송 라디오 출연 경험, 신문을 교재로 하는 미디어 교육 강사 경험, 42개국을 돌아본 여행 경험 등을 다채롭게 풀어놨다.
조선어 신문 허용·교육기회 확대1920년대부터 통치 기조 달라져
조선은 일본 출판계 새 시장 부상사회주의 책, 한반도 유입도 활발
일본 본토에선 검열 약한 점 활용현지 출판 이후 조선으로 역수입
<불량한 책들의 문화사>는 식민지 시기 일본과 조선의 관계를 당시 출판문화를 통해 살핀 책이다. 일본 니혼대에서 일본문학을 가르치는 저자 고영란 교수는 ‘가해자 일본과 피해자 조선’이라는 구도만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흥미로운 장면들을 책에 여럿 담아놓았다.
불량한 책들의 문화사고영란 지음 | 윤인로 옮김푸른역사 | 418쪽 | 2만8900원
일본 제국 통치 권력은 ‘불령선인’(不逞鮮人·불온하고 불량한 조선인)이라는 멸칭을 만들어 조선인을 비하하고 단속했다. 그러나 일본 출판인들에게 조선은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잠재력 높은 시장이었다.
일본은 1910년대 무단통치의 실패를 인정하고 1920년대부터 한반도에 대한 통치 기조를 바꿨다. 동아일보, 조선일보, 시사신문 등 민간 조선어 신문 발행이 허용됐고 교육 기회도 확대됐다. 교육 기회의 확대는 일본어를 읽을 수 있는 독자층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일본의 출판자본은 이런 변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와 관련해선 당시 일본 출판사 개조사의 대표 야마모토 사네히코의 행보가 주목할 만하다. 야마모토는 1926년 근대 이후 일본 명작 소설을 권당 1엔에 파는 이른바 ‘엔본’을 성공시킨 장본인으로, 20세기 전반 일본의 대표적 편집자 겸 기업가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일본이 만주를 침공했을 무렵 일본 출판시장은 너도나도 ‘엔본’ 출간에 뛰어든 후유증으로 부진을 겪고 있었다. 이때 조선을 비롯한 식민지는 엔본 재고를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경제 왕래’라는 잡지의 1931년 12월호에 따르면, “엔본 시대 이래의 일대 스톡(재고품)이 만주에 출동한 우리 군에 못지않은 기세로 파격적인 특가 제공을 통해 식민지로 밀어닥쳤다”.
야마모토는 이념적으로는 일본의 만주 침공을 옹호한 보수적 인물이었지만, 당시 일본 출판시장에서 사회주의 성향의 출판물들이 인기를 얻자 개조사의 출판 방향을 ‘왼쪽’으로 꺾었다. 조선 청년들은 개조사의 사회주의 성향 출판물들의 주요 고객이었다.
개조사는 1928년 5월 <마르크스·엥겔스 전집>을 출간하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비슷한 시기에 일본 내 다른 출판사 5개가 연합해 ‘연맹판’ <마르크스·엥겔스 전집>을 내면서 경쟁에 불이 붙었다. 개조사는 그해 5월18일 본토의 주요 신문인 도쿄아사히신문에 전집 광고를 게재한 데 이어, 나흘 뒤인 5월22일에는 동일한 내용의 광고를 동아일보에도 실었다. 야마모토가 1932년 경성을 방문했을 때 동아일보 사장 송진우와 편집국장 이광수는 고급식당에서 그를 위해 연회를 열었다. 동아일보 입장에서는 중요한 광고주에 대한 접대의 자리였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동아일보나 조선일보 입장에서 일본 출판사 광고는 구독료만으로는 신문사를 유지하기 힘든 상황에서 적자 경영을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였다. “식민지 시대를 살펴보면 민간지 수입의 30~40퍼센트는 광고료가 점하였고 그 가운데 6할 이상은 도쿄나 오사카의 기업광고였다.”
일본의 사회주의 관련 서적들이 거의 시차 없이 한반도에 유입되면서 조선 청년들의 급진화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일본어의 역할은 양가적이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일본어는 “지배자가 강제하는 억압의 상징이면서 그런 억압에 대한 저항 사상을 키우기 위한 도구”였다. 일본 제국의 ‘불온서적’이 한반도로 흘러와 ‘불량한 조선인’을 만들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1920년대 일본 출판시장은 ‘사회주의’가 돈이 되는 시장이었다. 1928년 창간된 전일본무산자예술연맹(나프)의 기관지 ‘전기’는 발행부수 7000부로 시작했으나 2년 뒤 2만2000부로 늘어났다. 이는 메이저 잡지였던 ‘중앙공론’과 비슷한 규모였는데, ‘중앙공론’ 편집자 아메미야 요조는 당시 마르크스주의가 영화와 스포츠에 비견할 만한 유행 상품이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실제로는 상업 출판사이면서 사회주의 성향 출판물을 취급하는 출판사들을 지칭하는 ‘좌익적 출판사’라는 용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사회주의 계열 저작물의 유행은 1920년대 일본의 ‘다이쇼 데모크라시’ 시대에도 검열이 존재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의아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시는 오히려 ‘발금’(발매금지) 처분을 받을수록 판매에 유리했다.
사회주의 계열 잡지 ‘전기’는 노동착취 문제를 다룬 소설 ‘게 가공선’이 실린 1929년 11월호가 발금당했다는 사실을 홍보 문구로 사용했다. “되풀이되던 발금이 화제를 일으키면서 배본을 둘러싸고 중개상들 간의 충돌이 일어날 정도로 주문이 폭증했다.”
조선 사회주의자들은 식민지보다 일본 본토의 검열이 약하다는 점을 활용해 일본에서 출판한 다음 조선으로 역수입했다. 조선에서는 원고 단계에서 검열을 받았지만 일본에서는 납본 단계에서만 검열을 받았다. “원고가 제본소에서 조판되고 있을 때는 아무리 경찰이라 해도 이것을 압수할 수 없었다. 또 인쇄 중일 때도 경찰은 이 인쇄본을 어찌할 수 없었다.”
1931년 나프의 후신으로 결성된 일본프롤레타리아문화연맹(코프)은 1932년 자신들의 잡지 ‘대중의 친구’ 부록으로 조선어 잡지 ‘우리동무’를 발행했다. 얼핏 일본인 사회주의자와 조선인 사회주의자의 아름다운 연대처럼 보이지만, 저자는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한 코프가 20만명 이상의 조선인 노동자들을 겨냥해 잡지를 만든 것이라고 비판한다.
“급격히 위축된 일본공산당운동을 지탱하기 위한 대안이 다름 아닌 조선인 독자나 조선인 노동자로부터의 자금 획득이며, 이를 위해 만들었던 것이 ‘우리동무’였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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